생각하는 삶을

정거장에 걸린 정육점

솔 체 2018. 12. 10. 21:06

 

 

 

 

 

사랑에 걸린 육체는 한 근 두 근 살을 내주고 갈고리에 뼈만 남아 전기톱에 잘려 어느 집 냄비의 잡뼈로 덜덜 고아지고 나서야 비로소 사랑에 손을 턴다 걸린 제 살과 뼈를 먹어줄 포식자를 깜빡깜빡 기다리는 사랑에 걸린 사람들 정거장 모퉁이에 걸린 붉은 불빛 세월에 걸린 살과 뼈 마디마디에 고통으로 담아놓고 기다리는 당신의 밥, 나 죽을 때까지 배가 고플까요, 당신? - 정거장에 걸린 정육점 / 정끝별

 

 

 

 출처 / 알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