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시 화 2

20분 / 고두현

솔 체 2021. 8. 28. 15:48

 

 






     

       20분
            시 / 고두현


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짜증날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 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 데 3분

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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