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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 은 시 와 글

함형수 / 해바라기 비명(碑銘)

by 솔 체 2014. 9. 30.

해바라기 비명(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 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 오르는 나의 꿈 이라고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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