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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 문 학 상

2011년 《미네르바》신인상 당선작 _ 양은숙

by 솔 체 2015. 6. 11.

2011년 《미네르바》신인상 당선작 _ 양은숙

 

 

미늘 (외 1편)

—시간의 얼굴 4

 

   양은숙

 

 

 

잠시 뒤, 경련이 올 거다

등이 부르르 떨리고 나서, 둥근 눈이 맑아졌다

 

무호흡,

입천장을 꿰뚫린 내 지느러미는 조용하다

움직일수록 더 깊이

살을 뚫는다 어쩌면 생은 미늘이었는지

모른다 가볍고 날카로운

미늘을 입에 물고

역방향의 질식으로 이끌리는 알 수 없는

물속의 유영

마지막 숨까지 함께 하는 건 통각이다

무호흡, 시간은 멎고

 

마알갛게 드러나는 물 속의 풍경

마블링으로 울렁이는 물살

찬란한 물풀과 반짝이는 치어들

물 위를 떠가는 상현달 같은 나뭇잎

부드럽게 물살을 젓는 저, 위, 발바닥 오리들

내가 살던 물의 세상이 언제 이토록 아름다웠나

퍼덕, 숨 뒤틀리고

 

아가미까지 힘겹게 전해오는 경련과 경련 사이는

평생의 풍경보다 깊고도 깊다

 

 

 

한 물이 다른 물을 입에 물고

 

 

 

아스라한 수평, 물에 닿을 듯

기나긴 선을 그으며 나는 흰 물새와

얼비친 물의 흰 그림자

팽팽한 속도

제 그림자를 물고 힘껏 날아가는 저

지상의 새와 영혼의 새

 

차마 마주볼 수 없는 슬픔

종내 닿을 수 없는 수면을

어쩌자고 굽이치며 일렁이며

수면에 닿을 듯 입에 물고 날아가는지

한 물이 다른 물에 입을 맞추는 저녁

문득 닿은 물가

 

뭉텅이져 사라진 세월

살아온 날의 상처와 무른 멍만 남기고

끝 모를 타인

지상의 숨

사그라질 때까지 물고 가야 할

가무레한 내 그림자 길어지는 저녁

지상의 집을 신고 온 고단한 나의 신발이

영혼의 집 그림자를 입에 물었다

 

 

     —《미네르바》2011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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