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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 문 학 상

제11회 [지용신인문학상]당선작

by 솔 체 2017. 2. 20.

제11회 [지용신인문학상]당선작


 

대작 對酌 - 현택훈

 

국밥에 소주를 마시니
새벽별이 떴다야
택실 기다리는 저 사람들도
노래 소리가 작아졌군
가로등은 너무 밝아서
고갤 숙이고 있는 것 같아
달리는 새벽바람이
아침신문을 스치네
너는 날 다시
새벽으로 데리고 왔어야
등 굽은 청소미화원은
수도승처럼 거룩하지 않은가

 

국밥집 유리창 앞에 앉은
새벽 거리가 내게
눈물 같은
소주를 또 붓고,
 
 

 


<심사평>

 응모작들이 이상하게도 서로 비슷비슷한 내용이고 형식이다. 정말로 쓰고 싶어서 쓴 시보다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에 떠밀려 쓴 시가 더 많아 보인다. 아마도 시 창작 강좌 등의 영향인 것 같다. 산문 형식의 시가 많았는데, 억지로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시가 하는 일이 무엇이고 시를 읽는 재미가 어데 있는가,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대목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뛰어난 시가 적지 않아, 지용문학상의 만만치 않은 수준을 말해 주었다.
‘죽음에 이르는 병’(임종훈)은 군더더기없이 아주 깔끔하게 다듬어진 시다. 이쯤의 솜씨에 이르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리라. 파도와 일상의 권태와 삶의 각박함의 병렬적 비유도 자못 실감난다. 마지막 연의 처리도 시의 여운을 인상적으로 오래 남기는 효과를 극대화한다. 한데 다른 시들은 이 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면서, 너무 심한 편차를 만들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돼지머리’(한수남)는 말 재간과 재치가 보통이 아니다. 청승스럽거나 구성지지 않고 밝고 날렵해서 또 다른 시 읽는 맛을 제공해 준다. 하지만 조금 더 다듬어졌으면 좋겠다. 무언가 시들이 너무 어수선하다. ‘1958년 산, 포터 트럭’(신윤경)은 남편을 포터 트럭에 비유한 시로서, 삶의 구체가 울림을 준다. 가락도 제법 있다. 하지만 너스레가 좀 심하다. 같은 이의 ‘수도’도 재미있는 발상이지만,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될 구절들이 여러 군데 들어가 있는 것이 흠이다. ‘대작(對酌)’(현택훈)은 새벽에 혼자 술을 마시면서 바라보는 거리 풍경이 소재가 되고 있는 시다. 그런데도 제목을 대작이라 한 것은 그 새벽 거리와 마주 앉아 술을 마신다는 개념에서일 터이다. 독작이라 할 것을 대작이라 해서 고독감을 배가시킨 점은 작자가 높은 시적 연마를 쌓았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어데 한 군데 빼고 더할 데 없이 깔끔한 점도 크게 호감이 간다. 이에 비해서 같은 이의 ‘양말 한 켤레의 노래’는 생활의 실감이라는 면에서는 더 깊은 감동을 주면서도 너무 말이 많아 시를 읽는 재미가 덜하다.
  이상의 시 가운데서 선자들은 현택훈의 ‘대작(對酌)’을 당선작으로 정하는 데 쉽게 의견을 모았다. 작자나 다른 투고자들은 ‘양말 한 켤레의 노래’ 대신 굳이 이 시를 당선작으로 뽑은 이유를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심사위원-유종호·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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