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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비
고운 시 화 1

[스크랩] 흰빛 / 박영근

by 솔 체 2014. 5. 29.

 

 

 

 

 

 

 

 

 

 


        흰 빛 詩 / 박영근 밤하늘에 막 생겨나기 시작한 별자리를 볼 때가 있다, 그래 고통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잣소리로 미쳐갈 때에도 밥 한 그릇 앞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치욕일 때도 그것은 어느새 네 속에 들어와 살면서 말을 건네지 살야야 한다는 말 그러나 집이 어디 있느냐고 성급하게 묻지 마라 길이 제가 가닿을 길을 모르듯이 풀씨들이 제가 날아갈 바람 속을 모르듯이 아무도 그 집 있는 곳을 가르쳐줄 수 없을 테니까 믿어야 할 것은 바람과 우리가 끝까지 지켜보아야 할 침묵 그리고 그 속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 이렇게 우리 헤어져서 너도 나도 없이 흩날리는 눈송이들 속에서 그래, 이제 詩는 그만두기로 하자 그 숱한 비유들이 그치고 흰 빛, 흰 빛만 남을 때까지

                                                    그림 : 장산    음악 : Il Ferroviere / Nobuo Tokun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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