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에서 호떡을 구워 파는 청년이 있다.
그가 파는 호떡은 흑설탕물이 혀끝으로
스르르 감도는 게 맛도 좋고 값도 싸서
그 골목 사람들은 단골이 많다.
멀리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
자주 대할수록 인심이 후하고 값도 싸다.
그는 밀가루 뭍은 손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책을 읽는다.
하루는 손님이 지나가는 말로
"호떡을 작게 하면 이윤이 남지 않겠느냐?"
고 말한다. 그 청년 대답을 들어보라.
"먼데서도 이 호떡을 사러 오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어요?"
하면서 담담히 웃었다.
또 손님이 묻기를
"무슨 책을 그렇게 열심히 읽어요?"
하니 청년 대답 또한 들어보시라.
"배운 게 없으니 책이라도 보아야 사람노릇 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겸손히 말하는 게 아닌가!
이것저것 묻던 손님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호떡을 들고 골목길로 사라졌다.
"그래 맞아. 사람 노릇 제대로 하기 위해 책을 읽는구나.
나는 지금까지 사람답게 살아왔는가?"
세상 사람들이 시인이라면 굉장히 다른 세상 사람처럼
생각한다. 좀 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창시절에 시를 쓰겠다고 골몰히 사색에 잠기곤 했다.
또 세상에 시를 쓰는 시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시는 그런대로 쓰지만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자기들의 이익과 정치적 권한을 지키기 위해 남을 중상 모략하는
모리배들도 있다.
시인이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먼저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 시인이 되기 전에 먼저 책을 가까이 하라.
땀 흘려 만든 호떡을 팔아서 한 권의 책을 살 수 있는 호떡 장수의 풍요로운 마음과 시간을 쪼개 한 줄의 책을 읽을 뿐 아니라
그동안 아끼던 책을 낯선 고객에게 빌려 줄 수 있는 아량이야말로
흐믓함을 느끼게 하는 가을이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학생 여러분!
책을 읽어라.
책을 가까이 하면 그대는 시인이 될 수 있다.
책을 멀리하고 시를 잘 쓸 수 없다.
아름다운 미사구만이 즐비하게 나열된 것은 시가 아니다.
책을 읽고 마음의 양식을 쌓고, 인격을 수양하면서 떨어지는 낙엽을 볼 때,
당신의 마음은 거기서 시인이 된다.
오늘 부터 당신의 가방 속에 읽을 책 한 권을 넣고,
당신 손에는 작은 책 한권이 들려 있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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