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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참고서재

시정신은 왜 필요한가

by 솔 체 2014. 9. 30.

시정신은 왜 필요한가


김완하


현대 사회의 기본적인 속성을 물화라고 말한다.
우리의 모든 가치 기준이 효용성의 면으로 쏠리면서,
모든 것이 우리 에게 얼마나 효용성을 갖는가 하는 기준으로
대상을 평가하게 된다.
현대 자본주의 속성은 모든 것을 도구적 개념으로 파악하여
인간도 생명의 존엄성보다 능력이나 그의 경제적 역량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고 보면 인간도 결국은 하나의 도구일 뿐인 물화의 단계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물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이 매매의 대상이 되고
인간의 노동력 내지 다른 능력도 상품화돼 물적인 상품으로서의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인간과 인간의 관계조차도 사물과 사물의 관계와 같이
나타나는 경향을 일컫는다.
물화도 물신성과 마찬가지로 생산물이 생산자로부터 소외되어
그것이 독립된 힘으로 나타나는 사회의 현상이다.

그러나 시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의인화를 지향한다.
생명이 없는 사물에게도 생명을 부여하려는 것이 기본적인
시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시는 물활론 또는 만물유생론이라는 차원에서 모든 물질,
나아가 우주의 삼라만상이 생명과 혼과 마음을 가졌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일체만유가 신성(神性)을 가졌다는 범신론과도 본질을 같이 한다.
이를 통해서 인간은 사물과 세계를 과학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는 과학의 입장과는 달리 사물과 세계를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

그것은 사물과 세계를 또한 마음 있는 존재로 바꾸어서 그것들이
그 마음으로 인간에게 응답해 오도록 하는 태도인 것이다.
그 응답의 내용을 표현하는 기본방법이 바로 의인법이다.
그리고 의인법은 단순히 시의 표현방법으로만 그치지 않고 시의 본질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물의 이해 방법이 된다.
따라서 바로 이러한 시정신이 요즈음 우리에게는 더욱더 간절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김완하 : 시인 / 한남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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