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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 문 학 상

제3회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 수상작 _ 한지이 / 골드러쉬

by 솔 체 2014. 11. 20.

제3회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문학상 수상작 _ 한지이 / 골드러쉬


골드러쉬

한지이




라린코나다, 바람의 분진 같은 사내 몇몇이
하루 종일 동굴 천장에 매달려있다.
조도를 낮추며 새어들어오는 뙤약볕, 때때로
바람은 예고도 없이 굴 속에 침입한다.
그들은 라린코나다 갱도에서
지층의 나이테를 긁어모으고 있다.

강원도 정선 화암광산 안
석탄처럼 검은 얼굴을 가진
아버지는 너무 오래 병을 참아왔다.
이젠 하나의 폐광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몸,
말을 내뱉을 때마다 호흡곤란처럼
세상이 가르릉가르릉거렸다.
폐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 보아
곧 밤이 찾아올 것입니다. 아버지는 꿈속에서
페루의 갱도로 들어서고 있을까
저녁은 독성 폐기물처럼 번지듯 퍼져오고
시간 위로 오래된 수면이 뚝
뚝 떨어지고 있다.

사내들의 허기가 뙤약볕에 황금처럼 반짝거린다.
안데스에 반흔으로 남겨진 것은
이들의 몸 속에 긴 세월 박혀있던
금들이 내비치는 것은 아닐까
빙하 밑 광산에 묻어놓은 뼈 조각들이
우글우글 부풀어오르고 있다.
어둠 속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발자국 소리.

사내의 등에 묻어있던 사금가루가 아버지의 폐로 날아든다.
시간이 전속력으로 공회전하는 오후 병실
아버지도 골드러쉬 행렬을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문 속
폭설 같은 눈동자에서 이따금씩 아버지가 비춘다
나는 혼자서 햇무리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다가
여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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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이 / 1992년생. 안양예고 문예창작과 2학년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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