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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비
고운 시 화 1

[스크랩] 승무 / 조지훈

by 솔 체 201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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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무
    
                詩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合掌)이냥 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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