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펄마당
안학수
밀릉슬릉 주름진 건
파도가 쓸고 간 발자국
고물꼬물 줄을 푼 건
고둥이 놀다 간 발자국
스랑그랑 일궈 논 건
농게가 일한 발자국
오공조공 꾸준한 건
물새가 살핀 발자국
온갖 발자국들이 모여
지나온
저마다의 길을 펼쳐 보인 개펄마당
그 중에 으뜸인 건
쩔부럭 절푸럭
뻘배 밀고 간 할머니의 발자국
그걸 보고 흉내낸 건
폴라락 쫄라락
몸을 밀고 간 짱뚱어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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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수 동시집 [낙지네 개흙잔치](창작과 비평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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