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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명시들

춘분(春分) / 이성교

by 솔 체 2019. 7. 25.

춘분(春分)

이성교



해야 해야 나오너라.
구름 타고
물 건너고
복짓개 들고
나오너라.
구름다리 넘으면
목 마른다는데,
그때 한 입 뿜어
짚신 신고 나오너라.

꽃은 바람에
펄펄 날려도
사랑은 한결같이
높기만 하여,
흙탕물 먼 곳에
질펀히 번져 가누나.

춘분(春分)은
해와
달이
입맞추는 날.

내사
강릉(江陵) 색시를
잊을 길 없어
봄볕에 나풀대는
긴 갑사댕기를
어느 뉘 가슴에 묻어 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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