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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 문 학 상

2010년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_ 허은실

by 솔 체 2015. 4. 21.

2010년 《실천문학》신인상 당선작_ 허은실

 

물이 올 때

 

   허은실

 

 

 

풀벌레들 바람에 숨을 참는다

 

물이 부푼다

달이 큰 숨을 부려놓는다

 

눈썹까지 차오르는 웅얼거림

물은 홀릴 듯 고요하다

 

울렁이는 물금 따라 고둥들이 기어오를 때

새들은 저녁으로 가나

남겨진 날개를 따라가는 구름 지워지고

물은 나를 데려 어디로 가려는가

 

물이 물을 들이는 저녁의 멀미

저 물이 나를 삼킨다

자다 깬 아이가 운다

 

이런 종류의 멀미를 기억한다

지상의 소리들 먼 곳으로 가고

나무들 제 속의 어둠을 마당에 홀릴 때

불리운 듯 마루에 나와 앉아 울던

물금이 처음 생긴 저녁

 

물금을 새로 그으며

어린 고둥을 기르는 것은

자신의 수위를 견디는 일

 

숭어가 솟는 저녁이다

골목에서 사람들은 제 이름을 살다 가고

꼬리를 늘어뜨린 짐승들은 서성인다

하현을 닮은 둥근 발꿈치

맨발이 시리다

물이 온다

 

 

 

                                       —《실천문학》2010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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