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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비
그리움 이라는

조금은

by 솔 체 2015. 12. 5.

 

 

 

    조금은 남겨둘 걸 그랬습니다 보고 싶을 때마다 한 조각씩 떼내어 잠든 머리맡에 놓아두어야 했고 그냥 멀리서 지켜 보면서 가끔 찾아 갔어야 하는데 한꺼번에 다 말해버린 까닭으로 이제 더 이상 말할 것이 없습니다 조금은 남겨둘 걸 그랬습니다 조금만 말하고 조금만 그리워 하면서 숨어 자라는 사랑으로 간직할 걸 그랬습니다 이제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조금씩만 말하고 조금씩 다가가야 하나 봅니다 사랑을 보내고 남은 것은 한꺼번에 그리워한 참혹한 후회입니다 오늘 뜨는 저 달은 분명 어제 슬픈 내 그림자를 밝혀주던 그 달이건만 오늘 다시 찾아드는 이 그리움은 어제의 그리움이 아닙니다 그대를 보낸 아쉬움이 이렇게 아픔으로 남을 바에는 조금만 사랑할 걸 그랬습니다 조금은 / 김경훈,
                         출처 / 알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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