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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비
고운 시 화 1

고흐의 저녁 산책 / 조용미

by 솔 체 2014. 5. 29.

53 http://cafe.daum.net/khj47/R7Yf/42 


    고흐의 저녁 산책
    
                              詩 / 조용미
    반쯤 찬 달에 어두운 바람이 불었다
    달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눈에 븕은 금이 그어졌다
    달을 피해 계단을 뛰어올랐다
    반으로 쪼개진 달은
    따스한 사제묘역 위에 떨어져 박혔다
    흰 달이 노랗게 어두워지던 순간이었다
    스모그와 안개로 빽빽하게 뒤엉킨
    강의 저물녁
    유람선이 호수의 괴물처럼 어두워진 다리 아래를
    소리도 없이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누리장나무 꽃들이 마구 찢겨져나간 자리에
    푸르스름한 눈알들이 박히기 시작했다
    분홍에서 보라로
    작살나무의 작살이 겨누어지고 있었다
    달이 막 몸을 던지던 날이었다
    나는 죄 없는 귀를 가만히 만져보았다
    눈에서 붉은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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