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
박태진
또 하루
하루를 흐린 채
뉴스 한 줌이 귓가를 지나며
신문팔이 애의 목청이 치운 거리
밤거리는 안개
그 속에 저미(低迷)하는 나의 공간(空間)을 본다
어느 밤 항로(航路)의 키잡이처럼
간신히 의식(意識)을 더듬다
먼 별은 날아오지 않는데
점등(點燈)이 흐릿이 밝히는
파괴된 빌가(街)에 찬바람 친다
뉘의 꿈인지 일며 지나고
그리고 뉘의 밤?
밤과 기억(記憶)
밤에는 비둘기가 날지 않는다
흩어진 포도(鋪道)를 몰아치는 바람 속에
노도(怒濤)를 생각한다
밤……
도시 건물의 역학(力學)도
나의 어휘(語彙)도 낡아야 하는 숙명(宿命)
기억(記憶)이 다시 나를 찾아
저미(低迷)하는 나의 공간을 부축하면
계엄 시간(戒嚴時間)이 지나는 이 창(窓)가는
나의 리리시즘
이 창을 온밤 바래줄 골목길에는
나의 어저께 나의 내일(來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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