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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참고서재

절창(絶唱)의 시학 / 이헌석

by 솔 체 2014. 10. 10.

절창(絶唱)의 시학

이헌석



문학이 삶의 축도라는 피할 수 없는 정의에 입각하면, 삶의 부분에서 '사랑'은 가중치를 측량할 수 없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시인들은 사랑에 대한 자신의 몫을 노래하게 되고, 절창의 언어로써 정제코자 할 것이다.
셸리는 시를 '영원한 진실 속에 표현된 삶의 이미지'라고 설파한 바가 있는데, 이 말은 사랑과 환치시킬 때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수도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애절하게 노래한 작품이 강인한의 「벌초(伐草)」이다.

칡넝쿨이 한 가닥
봉분을 짚고 뻗어나가는 것을
조심스레 걷어내고 풀을 베어나갔다.
낫질이 서툰 내 곁에서
아이들은 참새처럼 날아다니고

병상의 어머니는
불혹을 넘긴 아들의 등을 토닥거리며
내려가거라, 내려가거라
하산하는 물소리로 흐르는데

먼 길로 내려선
치렁한 도랑물 속에
칡넝쿨이 한 가닥씩 걸리고 있었다.
―강인한 「벌초」 전문

이 작품의 서정적 자아는 40을 넘긴 성인 남성이다. 어머니의 묘소에서 벌초를 하고 어머니의 사랑을 재음미한 작품으로 절창이라 할 수 있다. 단형의 시에서 서사적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장점은 아니지만, 이 시인은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하여 서사적 구조를 택했다고 본다. 아직도 생존한 것 같은 착각의 표현은 이 시를 더욱 빛내고 있는데, 이에서 독자들은 동일 감정의 궤도에 서게 된다. 시인은 감정의 미세함도 놓치지 않으며, 주위의 환경과 접합시키는 재능이 뛰어난데, 바로 강인한 시인이 그러하다. '내려가거라, 내려가거라/하산하는 물소리로 흐르는데'의 표현 기법이나, 어머니를 뒤로하고 떠나기 싫어하는 자신의 심중을 '치렁한 도랑물 속에/칡넝쿨이 한 가닥씩 걸리고 있었다.'는 표현은 시인만이 찾을 수 있는 예리한 감각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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