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인의 「殘雪」 감상 / 김연수
殘雪
유종인
고집불통의 새 한 마리
몇 번의 겨울을 쪼다 돌아간 뒤
내 마음의 그늘마다
하얀 털들이 섬처럼 남겨졌다
눈을 떠야지
어서 눈을 떠야지
눈감을 수 없는 세월이 찾아온다.
하얗게 백태 낀 말들,
맑은 눈물을 만들려고 햇살을 기다려도
그늘은 옮길 수 없다는 말, 버릴 수 없는
혈통 같았다
심심한 오후의 개들, 오줌을 지리고 간 뒤
그 하얀 털에도 脫毛가 시작됐다
스밀 줄 모르던 하얀 울음들
오래 때 타고 나서야
저 진 땅 소맷자락에 훔쳐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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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적으로 봐서 지상의 기온이 영하 1도 아래일 때, 먹구름에서 뭔가가 떨어진다면 십중팔구는 눈이라고 하네요. 영상 6도 이상이라면 빗방울이 떨어지고요. 그렇다면 영하 1도와 영상 6도 사이에서는? '비 또는 눈'이라는 기상청 용어를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머리 위 1,500미터 상공의 온도를 측정하면 더 정확하게 비인지 눈인지 가릴 수 있어요.
거기서는 영하 10도 아래면 눈, 영상 2도 위면 비입니다. 두 자료를 놓고 겹치는 부분을 비교하면 눈인지 비인지 가려낼 수 있지요. 한 가지 더. 여기에 영하 10도의 구름층이 2,000미터 아래에 존재한다면 거의 눈이 내립니다. 이 모든 조건이 갖춰졌을 때, 우리는 첫눈을 볼 수 있죠. 이거 대단한 인연 아닌가요?
김연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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