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게를 사랑한 걸
詩 / 허영자
무지게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걀코 부끄러워 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것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
눈 멀었던 그 시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기쁨이며 어여쁨이였던 걸
길이길이 마음에 새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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