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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화 1

[스크랩] 감꽃/손택수

by 솔 체 201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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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꽃 詩 / 손택수 1 감꽃 핀다, 어디선가 소식 없는 사람들 편지라도 한 장 날아들 것 같다 사람도 집도 땟국물이 흐르는 기차길 옆 오막살이 기우고 기웠지만 어딘지 정이 헤퍼 보이는 철망을 달고 옥수수 한줌 쌀 한줌 가난을 폭죽처럼 터뜨리던 뻥튀기 할아버지, 잠들어 계신 언덕일까 아지랑이 아지랑이 마술의 주문이 오르고 햇빛에 달궈진 선로 끝 아득히 멀리서부터 기적이 울리면 뻥 튀긴 희망에 주린 배를 달래본 적 있니, 설사를 하며 속아본 적 있니 속을 줄 알면서도 튀밥이 튀면 허천나게 달려든 적이 있어! 꽃이 튄다, 저만치 떨어져서 귀를 막는다 너를 묻은 땅속 꽃씨 한줌도 성급하게 피어날까 튀밥처럼 뻥 하고 튀어오를까, 귀청이 다 떨어지도록 치밀어오르는 그리움, 아그데 아그데 감나무 굶주린 꽃이 핀다 2 감나무 아래 들어 잠이 들고 싶다 떨어진 풋감처럼 떫디떫은 잠이라도 해 입 벌린 채 빠져들고 싶다 나무 둥치에 탯줄처럼 새끼줄을 묶어놓고 밭일 간 어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아가 울지 마라, 자꾸 울면 쐐기가 떨어진다 이파리로 다독다독, 자장가를 불러주던 乳母의 품속으로 들어가 잠들고 싶다 해 벌린 입에 젖을 물려주기 위해 흘러내리는 젖을 입속에 넣어주기 위해 아래로 축 쳐져 있던 감나무 가지 아래
                          사진 :  김필연    음악 : 무소유 명상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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