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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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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詩 /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구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지.. 2014. 5. 29.
[스크랩] 사슴 / 노천명 사슴 詩 / 노천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 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음악 : Old Romance / Georgy .. 2014. 5. 29.
[스크랩] 구두 한 켤레의 詩 / 곽재구 구두 한켤레의 詩 詩 / 곽재구 차례를 지내고 돌아온 구두 밑바닥에 고향의 저문 강물소리가 묻어 있다 겨울보리 파랗게 꽂힌 강둑에서 살얼음만 몇 발자국 밟고 왔는데 쑬골 상엿집 흰 눈 속을 넘을 때도 골목 앞 보세점 흐린 불빛 아래서도 찰랑찰랑 강물소리가 들린다 내 귀는 얼어 한 .. 2014. 5. 29.
[스크랩] 사평역에서 / 곽재구 사평역에서 詩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 .. 2014. 5. 29.
[스크랩] 나룻배를 보면서 / 박재삼 나룻배를 보면서 詩 / 박재삼 저 만장(萬丈) 같은 넓은 못물 위에 사람은 작은 배를 만들어 띄워보지만 결국은 물결의 반짝반짝 빛나는 영원한 무늬를 약간은 지웠다는 것만 아픈 지국이 되어 남는데, 사랑이여 나는 그대에게 가까이 가려고 한 욕심이 그대의 그지없는 조용한 가슴에 상.. 2014. 5. 29.
[스크랩] 울음이 타는 가을강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江 詩 /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에 못 앉아 있는 마음일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 2014.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