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명시들 124 피리 / 문효치 피리 문효치 나는 대나무여요. 외로운 악사의 피리가 되기 위해 거센 바람에도 부러지지 않고 수많은 칼질에도 베이지 않았어요. 푸른 하늘을 머금고 키워 온 몸뚱이는 외로움의 낫을 가는 미지의 악사, 그의 낫날에나 잘리워질 거예요. 그의 꼿꼿한 송곳으로 내 몸엔 구멍이 뚫리고 그 .. 2020. 4. 29. 이전 1 2 3 4 5 6 7 8 ···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