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정신과 표현》제20회 신인상 당선작 -37도 2부/이화영
37도 2부/이화영
사랑 할 때와 임신한 여자의 아침체온은 같다
성스럽기도 하고 외설스럽기도 해서 입 밖으로 뱉어내기 조심스럽다
북극 이글루에 사는 이누이트 족은 남자 손님이 찾아오면 하룻밤 부인을 내어준다
뱉은 입김 쩍쩍 얼어붙는 혹한 속에서 은수저에 상다리가 부러지는 밥상은 아니지만
지상에서 가장 붉은 심장을 보시한 뜨거운 온도를 내어주는 것이다
종족 보존을 위한 이누이트 족 남자의 마음은 밤새 하얀 고드름 창이 되었을 거다
강물이 찰랑대고 흙이 부풀어 바람이 달아지는 봄이 오면
여자의 둥근 배 위에도 봄풀의 뿌리가 자랄 거다
북극 반대편 보일러가 지글 지글 끓는 방에 틀어 박혀
고독을 믿지 않는 그들의 생존 방식을 영상으로 답습하며
문득, 궁금하다
내 남자의 체온은 하얀 결정체 몇 개 쯤 맺혀있다 녹아내릴지
ㅡ 제20회(2009년)《정신과 표현》신인상 당선작 중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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