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문병(問病)
이유경
2월 한끝에서 그대 긴 숲의 기다림처럼
이제는 회복기에 누워 오한에 떨고 있으니
창밖엔 흰눈 쌓여 녹는 날 헤아리고
잠긴 강 속에선 새파란 물 흘리고 있네
몇날 며칠이 남았느냐 그대 외출할 때는
새소리 푸릇푸릇한 가지 씨앗의 꿈 거느리고
맑고 따뜻한 바람 한자락 앞장에 서서
2월 한끝에서 그대 오늘은 죽은 듯 누워
상한 가지처럼 외롭게 떨어져 떨고 있으니
세상 길들 깊이 얼어붙었고
기나긴 밤 누구도 문병해 주지 않네
몇날 며칠이 남았느냐 그대 일어날 날은
병실 모두 잠기고 바깥은 큰 눈
나 어찌하랴 서성이다 돌아서는 일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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