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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명시들

2월의 문병(問病) / 이유경

by 솔 체 2019. 8. 13.

2월의 문병(問病)

이유경




2월 한끝에서 그대 긴 숲의 기다림처럼

이제는 회복기에 누워 오한에 떨고 있으니

창밖엔 흰눈 쌓여 녹는 날 헤아리고

잠긴 강 속에선 새파란 물 흘리고 있네

몇날 며칠이 남았느냐 그대 외출할 때는

새소리 푸릇푸릇한 가지 씨앗의 꿈 거느리고

맑고 따뜻한 바람 한자락 앞장에 서서



2월 한끝에서 그대 오늘은 죽은 듯 누워

상한 가지처럼 외롭게 떨어져 떨고 있으니

세상 길들 깊이 얼어붙었고

기나긴 밤 누구도 문병해 주지 않네

몇날 며칠이 남았느냐 그대 일어날 날은

병실 모두 잠기고 바깥은 큰 눈

나 어찌하랴 서성이다 돌아서는 일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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