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것을
윤삼하
─ 가장 좋은 것을
저는 어떻게 참아요.
어느 골목 안 꽃집, 나의 단골 책방과
장난감 가게에서 본 것들보다,
새로 높다란 은행 건물과
관광호텔의 창가에 빛 고운
커튼이 어울리는,
유월에 먼 꾀꼬리 울음을
가까이 창살에 귀대이고 엿듣고 있는
그 크고 놀란 너의 눈망울보다
어느 날, 자선 음악회의 앞 가장자리를
빈틈없이 메우고 앉은
그 꼿꼿한 얼굴들이 더욱 슬기로운,
어디쯤 와 있는지
왜 그럴 수 없는지조차 모르는
메마른 나의 입술에
떨려 나오는 한 마디 부름보다
더 높고 거룩한 강단에서
아직도 내가 법이요 신비라고
우기고 있는 자들 속에─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을
저는 어떻게 참아요,
그냥 그렇게 갖고만 드리고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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